2차 대전이후 가장 큰 공격 받은 파리
테러로 129명 사망
작년 11월 13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났다. 테러범들은 모두 7명으로, 3개 팀으로 나뉘어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저질렀다. 7명 중 2명은 중동 난민으로 위장하여 그리스에서 난민 신청을 한 뒤 EU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명은 알제리계 프랑스 국적인이란 사실도 밝혀졌다. 이번 연쇄 테러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개국 출신의 129명이다. 부상자 약 100명도 매우 위독한 상황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이다. 테러범 7명은 모두 사망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몸에 자살 폭탄을 두르고 있었다. 7명 중 6명은 자폭 사망했고 1명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그 중 한 명은 오후 9시 20분 경 파리 북부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폭탄 조끼가 발각되자, 폭탄을 터뜨렸다. 당시 경기장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가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하여 8만 명의 관중이 들어차 있었다. 만약 테러범이 경기장에 진입했다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더 발생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1500명의 관객이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 공연을 즐기던 바타클링 극장도 한순간 지옥으로 변했다. 9시 40분 경 극장에 난입한 테러범들은 종교와 국적을 묻고는 즉결 심판하듯 총을 쏘았다. 테러범은 “이게 다 올랑드가 세계 곳곳의 무슬림들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3시간 뒤 경찰 진입 시까지 이곳 극장에서 89명이 숨졌다.
이번 테러를 프랑스 정부는 국내외 세력이 정교하게 설계한 ‘합작품’으로 파악하고 있다. 프랑스 내부의 도움을 받은 IS 세력이 준비, 조직하고 계획한 공격이라는 것이다. IS는 “이번 공격은 폭풍의 시작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지난 7월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파리 거리가 시체로 뒤덮이게 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테러를 13일의 금요일에 저지른 것은 공포의 극대화 전략으로 해석됐다. 13일의 금요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당한 날로 서양에서 불운不運을 상징한다. 프랑스가 테러의 표적이 된 것은 서방 국가 중 미국과 함께 IS 공습에 가장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이라크 내 IS 공습, 올해 시리아 내 IS 공습에 가장 먼저 참전했다. 현재 프랑스에는 전체 인구 중 8%가 무슬림으로 유럽 국가 중 무슬림 비중이 가장 높다. 프랑스 내 무슬림들은 실업 등으로 사회 하층인 경우가 많아 IS 같은 해외 테러단체의 유혹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파리테러 주범들
이번 테러로 유럽은 패닉 상태로 빠져들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유럽 통합을 상징하는 솅겐조약(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국경 출입을 보장하자는 약속)은 효력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유럽의 한 가운데에 있는 프랑스가 국경 봉쇄 조치를 내렸고, 이웃 나라들도 강도 높은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용을 기반으로 한 유럽의 난민 정책도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파리 테러를 계기로 무장 세력 IS가 난민 행렬에 섞여 있을 가능성 때문에 포용적 난민 정책은 코너에 몰렸다. 국제 사회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11월 15일 터키에서 개막한 G20 정상회의에서 IS의 테러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제2의 파리 테러’ 예방도 비상이다. IS 지지자들은 트위터에 “다음은 로마, 런던, 워싱턴”이라는 글을 퍼뜨리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중동에 지상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IS를 격퇴를 위해 나라간 공조가 더 깊어지면서 지구촌이 IS테러와 세계대전에 나서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