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塞翁之馬새옹지마
오늘의 한자 ‘塞翁之馬새옹지마’에서, ‘塞새’는 변방, 변경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중국의 북쪽 변경을 말한다. 특히 만리장성 이북 지역을 ‘塞北새북’이라고 한다. 이 글자가 ‘막다’는 의미로 쓰이면 ‘색’으로 읽는다. 예를 들면 동의어 ‘窒질’과 결합된 ‘窒塞질색’은 ‘몹시 싫어해서 기가 막히다’는 뜻이다.
‘翁옹’은 ‘노인’이라는 말로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도 성 뒤에 붙여 ‘김옹’이니, ‘최옹’이니 하는 표현을 쓴다. 그러니 ‘새옹’은 ‘변방에 사는 노인’이라는 의미가 된다.
‘지之’는 한정어와 중심어 사이에 쓰는 구조조사이다. 본문에서는 한정어 ‘새옹’과 중심어 ‘마’ 사이에서 ‘-의’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마馬’는 ‘말’이다. 우리말의 ‘말을 타다’는 의미로 ‘乘馬승마’와 ‘騎馬기마’란 한자어가 있다. ‘乘승’은 ‘오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말에 오르다’는 뜻이고, ‘騎기’는 ‘두 다리를 벌리고 걸터앉다’는 뜻을 나타낸다.
그래서 ‘새옹지마’는 ‘변방에 사는 노인의 말’로 번역할 수 있다.
이 ‘새옹지마’는 인생에 있어서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가 없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 고사는 《회남자淮南子》〈인간훈人間訓〉편에 나온다.
《회남자》는 중국 전한前漢 때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서기전179-서기전122)이라는 사람이 편찬한 책이다. 회남왕이란 중국 고대의 왕작王爵 봉호封號 명칭이다. 역대로 이 봉호를 받은 사람은 20여 명이라고 한다. 유안은 우리가 잘 아는 고조 유방劉邦(서기전256-서기전195)의 손자이다. 유안이 소비蘇飛, 이상李尙, 좌오左吳, 전유田由, 뇌피雷被, 모피毛被, 오피伍被, 진창晉昌 등 이른바 ‘팔공八公’ 등과 함께 편찬한 이 책은 도가 사상을 위주로 해서 유가․법가․음양가 등의 학설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그래서 잡가雜家로 본다.
자 그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자.
옛날 중국의 서북쪽 변방 요새 부근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의 아들이 기르는 말이 갑자기 변방 밖으로 달아나서 찾을 길이 없었다. 이 때문에 아들은 큰 낙심을 하였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이 일을 알고 난 후, 모두 와서 그를 위로하며 그렇게 병이 날 정도로 너무 지나치게 상심하지 말라고 권했다.
그러나 말 주인의 아버지는 오히려 조금도 개의치 않으며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말 한 필을 잃어버린 것이 좋은 일이 될지 어찌 알겠소?”
사람들은 그가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묻기가 곤란하여 할 수 없이 돌아갔다.
수개월이 지난 후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달아났던 말이 홀연히 돌아왔던 것이다. 게다가 키가 크고 몸집이 큰 준마를 한 필 데리고 왔다. 인근의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찾아와서 축하를 하였으며 아울러 노인이 이전에 한 말이 매우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의 축하에 대해 기뻐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냉랭하게 말했다.
“달아난 말이 돌아왔고 또 준마 한 필을 데리고 왔지만 이것이 좋지 않은 일이 될지 어찌 알겠소?”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의혹이 생기며 답답하였다.
‘이 노인은 너무 괴상하다. 분명히 좋은 일인데 어째서 또 좋지 않은 일을 생각하는 것일까?’
노인의 말은 또 한 번 적중했다. 노인의 아들은 그 준마를 매우 좋아해서 항상 타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뜻밖에 말을 타고 방심하다가 떨어져서 다리뼈가 부러지는 불행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또다시 모두 위문을 하러 왔다. 사람들이 예상 외로 노인은 또다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였다.
“다리뼈가 부러진 것이 좋은 일이 될지 어찌 알겠소?”
과연 일 년 후에 변방 바깥에 사는 흉노가 군대를 이끌고 침입을 하였다. 노인의 집 인근에 사는 젊은이들은 모두 국가의 부름에 응해 군대에 가서 전쟁을 하였다. 그 결과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전사하는 바람에 여느 집안의 노인들은 돌봐줄 사람이 없게 되었으며, 어떤 노인들은 이 때문에 죽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졌기 때문에 군대에 가지 않았으며 따라서 노인과 함께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다.
‘새옹지마’는 세상만사는 변화가 많아 어느 것이 화禍가 되고, 어느 것이 복福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인생人生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어 변화가 많다는 말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일시적인 손실을 입더라도 이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또 세상일이란 변화가 많아 나쁜 일이 좋은 일로 변할 수 있음을 종종 경험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즉 ‘잃다’는 의미의 ‘실失’자를 써서 ‘새옹실마塞翁失馬’라고 한다. 이 말은 ‘변방의 노인이 말을 잃다’라는 뜻이다.
또 이 말은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塞翁之馬’라고도 쓰며, 새옹득실塞翁得失·새옹화복塞翁禍福 또는 단순히 새옹마塞翁馬라고도 한다.
【단어】
塞새: 변방. /土(흙토)부, 총13획, sàì/
翁옹: 늙은이. /羽(깃우)부, 총10획, wēng/
之지: 조사. /丿(삐침)부, 총4획, zhī/
馬마: 말. /馬(말마)부, 총10획, mǎ/
【출전원문】『회남자淮南子』「인간훈人間訓」
夫禍福之轉而相生, 其變難見也. 近塞上之人, 有善術者, 馬無故亡而入胡. 人皆弔之. 其父曰: “此何遽不爲福乎?” 居數月, 其馬將胡駿馬而歸. 人皆賀之. 其父曰: “此何遽不能爲禍乎?” 家富良馬, 其子好騎, 墮而折其髀. 人皆弔之. 其父曰: “此何遽不爲福乎?” 居一年, 胡人大入塞, 丁壯者引弦而戰. 近塞之人, 死者十九. 此獨以跛之故, 父子相保. 故福之爲禍, 禍之爲福, 化不可極, 深不可測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