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리는 AI시대
10억 대의 카메라로 인공지능 도시
구축,
뇌 속의 AI가 기억 복원해 내
지난 5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州 새너제이San Jose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17’에서는 ‘인공지능(AI)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플랫폼들이 소개됐다. GTC는 그래픽칩(GPU) 제조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매년 AI·자율주행차 등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활약하는 개발자와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연례행사다. 엔비디아가 GTC 2017에서 선보인 ‘메트로폴리스 플랫폼Metropolis Platform’은 ‘인공지능 도시’의 구축을 돕는다. 이 플랫폼은 도로 위 카메라들이 인식한 행인·자동차·반려동물 등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학습한다. 도로 위의 수상한 물체나 차량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감지하여 그간 감지한 적 없는 얼굴이나 흉기 등 수상한 물체를 들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실시간으로 경찰에 통보할 수 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대중교통·도로 등 공공장소에 약 10억 대의 카메라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한다. 카메라 10억 대는 1초에 약 300억 장, 1시간에 약 100조兆 장의 이미지를 찍는다. ‘메트로폴리스 플랫폼’은 이처럼 방대한 고화질의 이미지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분석한다. 이렇게 ‘딥 러닝deep learning’이 가능한 카메라들은 행인·강아지·자동차 등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도 있다. 이제 실종된 어린이나 반려동물을 찾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행인의 얼굴을 인식해 신원까지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카메라가 차주에게 주차할 구역을 제안해 주어 주차장에서 헤맬 필요도 없다. 슈퍼마켓에서는 손님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24시간 무인 마트도 쉽게 운영할 수 있다.
인간이 컴퓨터의 일부가 되고 컴퓨터도 인간의 일부가 된다. 이제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이 현실이 된다. 뇌와 컴퓨터가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구상을 엘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현실로 구현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뉴럴링크Neuralink’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3월 27일 보도했다. 전기 차 양산에 이어 민간 우주여행, 화성 식민지 개척을 시도하는 머스크가 이번엔 ‘뇌와 컴퓨터가 결합한 세계’를 꿈꾸는 것이다.
뉴럴링크는 ‘전자그물망(neural lace)’이란 기술에 주목한다. 이것은 액체 상태의 전자그물망을 뇌에 주입하면 특정 뇌 부위에서 액체가 최대 30배 크기의 그물처럼 펼쳐지는 기술이다. 이 그물망은 뇌세포들 사이에 자리 잡아 전기 신호·자극을 감지할 수 있다. 뇌에 일종의 인공지능(AI) 컴퓨터를 심겠다는 발상의 시작인 셈이다. 머스크는 “AI가 인간보다 똑똑해지면 인간은 AI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애완 고양이(house cat)’가 될 것”이라며 “전자그물망을 두뇌에 삽입해야 인간이 AI에 지배당하지 않고 공생한다.”고 말했다.
뉴럴링크의 우선 목표는 뇌질환 문제 해결이다. 간질·우울증 등 만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뇌 삽입 물질이 뉴럴링크 최초의 제품이 될 것으로 외신은 전망한다. 나아가 뉴럴링크는 공각기동대처럼 컴퓨터와 뇌를 연결해 인간이 원하는 정보를 뇌에 입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기술이 성공하게 되면 반대로 인간의 기억을 PC의 서버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확인할 수 있다. 인지력·사고력 등 뇌의 특정 기능을 향상시키는 ‘뇌 미용 성형 수술’도 가능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뇌 과학 연구가 효과적으로 결합한다면 의외로 빠른 시간 안에 신세계가 열릴 수 있다. 앞으로 뇌에 칩만 심으면 안 배운 외국어도 할 수 있고,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처럼 뇌에 매뉴얼 프로그램을 접속하면 헬기를 처음 타는 사람이 헬기 조종법을 익히는 세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