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2017. 8. 21. 02:00

 


서양철학사

헤겔 좌파의 유물론

 

 

이성의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전개된 인식론은 대륙의 합리론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진리인식이 감각적 경험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영국의 경험론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두 진영에서 주장된 내용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자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새로운 인식론을 체계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칸트의 비판철학이 그것이다. 칸트의 인식론은 선험적 관념론에서 꽃을 피운다. 독일 관념론은 칸트의 선험적 관념론에서 태동하여 헤겔의 절대관념론에 이르러 그 정점을 이룬다.

 



헤겔 이후 19세기 중반은 자연과학의 진보에 따른 기술혁명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그 시대의 사조 또한 인간의 정신적 가치보다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풍조로 바뀌어 갔고, 지성사에서는 관념론이 밀려나고 유물론(Materialism)이 철학의 권좌를 차지하여 득세하게 된 것이다. 즉 인간의 삶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고귀한 정신의 관념이 아니라 신체적인 생명을 보존하는 물질이었고, 물질적 가치의 창조와 변형은 기술의 진보에 따른 산업과 경제가 중심이 됐던 것이다.

 

유물론의 득세는 시대와 역사를 바꿔 놓았다. 국가체제는 강대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바뀌었고, 물질문명에 따른 국부는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갈망을 증폭시키게 되었다. 결국 헤겔의 관념적 정신사精神史는 유물론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 되어 버리고, 이로부터 또 다른 새롭고 다양한 사상이 출범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조를 거론해 보면, 헤겔 좌파의 유물론, 인간 중심으로 전개되는 실존철학의 태동, 진리의 기준이 감각적 경험에 의존하는 실증, 공리, 실용성을 내세우는 현상주의, 감각적 경험에 바탕을 둔 귀납적 형이상학을 꼽아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천연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