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2017. 8. 31. 06:00




 

 

절대관념론을 뒤집어 버린

마르크스의 실천적 유물론

 

 




 

마르크스의 사상은 헤겔에서 출발했지만 헤겔의 절대관념론과는 정반대인 유물론을 바탕으로 해서 전개된다. 그는 헤겔의 이념 철학을 땅으로 끌어내리고 대신에 물질적인 현실을 그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우리의 삶의 조건을 바꾸려면 정신의 관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헤겔이라면, 물질의 경제적인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입장이다. 이념적인 것이 물질적인 것을 규정한다는 헤겔의 관념론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왜냐하면 물질적인 조건과 변화가 바로 인간의 정신과 의식을 결정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물질적인 존재와 그 현실이야말로 진정으로 참된 존재가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관습, 윤리, 법, 종교나 문화 등의 이념적인 것은 물질에 따라 부차적으로 생겨나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유물론적 사고”의 핵심이 된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유물론(Materialism)”은 어떤 의미일까? 유물론은 현실적인 모든 것이란 관념이나 의식이 아니라 오직 물질적인 것임을 전제한다. 물질은 가장 근원적인 존재요, 감각, 표상, 의식 등은 물질로부터 이끌어 내어진 부차적인 것이라는 얘기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고思考라는 것은 뇌腦라는 물질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연, 실재, 물질의 세계가 1차적인 것이고, 의식과 사고는 제2차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물질적인 생활과 그 존재가 일차적인 근원이며, 정신적인 삶과 사고는 거기로부터 이끌어 내어진 부차적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의식과 사유와 이데올로기(관념)는 물질적인 생활 조건 안에서 찾아져야 한다. 인간의 실천적인 활동은 바로 사회의 물질적인 생활의 발전을 요구하는 데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헤겔의 관념론을 유물론으로, 헤겔의 유신론을 무신론으로 전환한 것이 포이에르바흐였다면, 마르크스는 포이에르바흐의 사상을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실천적인 유물론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즉 헤겔이 체계화한 종교적인 관념의 세계를 감각적인 요인들로 해체시킨 것이 포이에르바흐의 공헌이었다면, 마르크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감각적인 활동이란 실천적이며, 곧 공동적인 활동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로부터 그는 능동적이며 실천적인 개혁을 자신의 과제로 삼은 것이다.

 

실천적인 유물론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인간이 감각으로 보는 것, 정신으로 생각하는 것, 몸으로 행위 하는 것 등은 인간 역사의 전 과정을 규정하는 조건들이다. 이것들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것이다. 말하자면 역사적인 생성의 기초는 생산관계의 총체인데, 이는 법률적이고 정치적인 상부구조(Überbau) 가진 사회의 현실적인 바탕이 된다. 정신적인 상부구조에 따라 역사, 철학, 종교, 예술, 정치 등은 그의 부수 현상으로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Posted by 천연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