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2017. 9. 19. 02:30






 

 

 

한국의 온돌문화

고려를 거쳐 조선에서 대중화

 

 






온돌이 가옥의 일반적인 구조가 된 것은 고려 시대이며, 전국으로 보급된 것은 조선 시대부터라고 합니다. 온돌이라는 용어도 조선 초기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구들을 놓은 방 전체를 온돌방이라 불렀습니다.

 

온돌과 한옥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고온 다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이 있기 때문에 한옥韓屋은 난방을 위한 온돌(구들)과 더위를 피하기 위한 대청마루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루는 남방적 특징을 갖는 것으로 남쪽 지방에서 발전해 북쪽으로 전파된 반면, 온돌은 추운 북쪽에서 발달해 차츰 남쪽으로 전해진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합쳐서 한옥 구조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건축에만 있는 구조적 특징이며 자랑입니다.

 

전통 방식의 온돌에서 개량 온돌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추운 계절인 설 명절이면 음식을 장만하느라 불을 많이 지펴 따끈따끈한 온돌방 아랫목에 온 식구가 둘러 앉아 오순도순 웃음꽃을 피우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고향집이 이런 온돌 방식을 고수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온돌의 변형 방식으로 보일러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넣어서 방바닥을 데우는 한옥의 전통적인 난방 방법인 온돌이 ‘전통 온돌’이라면, 요즘 우리나라의 아파트나 주택에서 흔히 쓰이고 있는 온수 파이프에 의한 온돌을 ‘개량 온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도 보일러를 설치하고 방바닥에 파이프나 호스를 매설하여 온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의 온돌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이것 역시 우리 전통의 온돌 난방 방식을 발전시킨 것입니다. 그러면 ‘개량 온돌’은 누가 개발한 것일까요?

 



개량 온돌 난방을 처음 적용한 미국의 건축가

현대 온돌의 역사를 논한다면 미국의 저명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1867~1959)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그는 1916년 일본 도쿄의 제국호텔 설계를 맡아 일본에 건너가서 일본의 부호 오쿠라 키하치로大倉喜八(1837~1928) 집에 머물렀습니다.

 

오쿠라는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과 함께 개항된 부산에 들어와 잡화점을 시작으로 금융(다이이치은행 조선 지점), 건설, 압록강 벌목으로 떼돈을 벌어 조선의 문화재를 닥치는 대로 긁어 갔던 인물입니다. 오쿠라는 1914년 총독부가 식민 통치의 치적을 홍보하는 조선물산공진회를 경복궁에서 개최하면서 궁궐 전각을 헐어 낼 때,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총독을 구워삶아 세자의 동궁東宮으로 사용되던 자선당資善堂을 뜯어 도쿄에 있는 자신의 집에 다시 세웠습니다.

 

프랭크는 오쿠라가 자선당을 옮겨 놓은 ‘코리안 룸Korean Room’의 온돌을 운명처럼 접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온이 갑자기 바뀐 것 같았다. 결코 커피 때문이 아니었다. 마치 봄이 온 듯했다. 우리는 곧 몸이 따뜻해지고 다시 즐거워졌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훈훈함이 감돌았다. 눈에 보이는 난방 시설도 없었고, 이것으로 난방이 되는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을 만한 그 어떤 것도 없었다. 그건 정말이지 난방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기후적 사건이었다”(Gravity Heat. 1943)

 

프랭크는 바닥을 데우는 난방 방식을 가장 이상적인 난방 방식으로 보고 태양열보다 좋은 난방이라고 극찬했습니다. 큰 감동과 영감을 받은 프랭크는 미국에 돌아가 1930년대 후반부터 주택을 설계할 때 처음으로 온돌식 난방을 적용하면서 미국의 온돌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프랭크는 자신이 ‘중력 난방(Gravity Heat)’이라고 명명한 이 난방 기술을 자신이 설계한 약 30동棟의 단독 주택에 적용했습니다.

 

우리의 훌륭한 문화 유산 세 가지를 들라 하면 ‘한글’과 ‘금속활자’ 그리고 ‘온돌’이라고 합니다. 우리 민족은 계속적으로 온돌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한옥이나 궁궐의 온돌을 살펴보면 놀라운 과학적 발명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과학적인 온돌 문화를 우리 조상들은 이미 수천 년 전에 발명하여 사용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 문화 속에 출발한 이 온돌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것도 현대를 사는 우리의 몫입니다. 인류의 주거 문화 개선을 위해서도 온돌 문화를 알리고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천연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