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화의 정체성
카톨릭 문화
프랑스의 지배적인 종교인 구교(로마
가톨릭 교회)의 힘은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 중세와 근대초 가톨릭 교회의 지배력은 그야말로 막강하였다. 교회는 국가의 정치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을 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의 생활도 지배하였다. 기독교는 1세기부터 프랑스 땅에 전파되기 시작하여 갈리아가 프랑크족에 의해 정복되었던
5세기경에는 갈리아 주민들은 거의 로마 가톨릭 신자가 되어 있었다.
클로비스를 비롯하여 프랑크족의 왕들은 골족 주민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가톨릭
교회의 지원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프랑스 왕들이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을 지켜주고 성직자들과 교회에 면세 혜택을 주는 등 친교회 정책을
취한 것은 이 때문이다. 로마 교황도 프랑스 왕권을 신성한 것으로 뒷받침해 주었던 것은 물론이다.
후대에 프랑스 왕들은 ‘기독교 왕’이라는 교회에서 부여한 칭호를 자랑스레 사용하였다. 프랑스 왕들은 가톨릭 교회에 대한 이단들의 도전을 앞장서 진압하였다. 중세기 프랑스 남부에는 알비(Albi) 파를 비롯한 다양한 이단들이 등장하였는데 국가가 무자비하게 이들을 탄압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와 국가간의 관계가
계속 원만했던 것은 아니다. 14세기 초에는 성직자에 대한 과세문제를 놓고 프랑스 왕과 교황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였고 근대에 들어와서는
주교 임명권을 놓고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루이 14세 시대에 주교임명권은 왕에게로 넘어갔는데 그래서 프랑스 교회에 대한 지배권도 교황이 아니라 프랑스 왕이 갖게 되었다. 향후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교황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는 거리가 있는 독립적인 경향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경향을 ‘갈리카니즘’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