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운이 동학을 창교한 배경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는 세계열강 제국주의 침탈로 인해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던 동방 조선의 땅에서 1824년에 태어나 1860년에 득도得道하여 절대자인 천주天主로부터 천시天時에 맞는 도를 받아 내렸다. 이로써 그는 한민족의 새로운 종교, 즉 동학東學을 창교한 것이다.
동학의 창교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하필 수운이어야 했는가? 중요한 것은 절대자 천주가 지극 정성으로 대도를 구하는 수운을 만났고, 그로 하여금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대도를 세우게 했다.”(『도전』2:30:14)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천명과 신교를 받아 내린 새로운 대도에 대하여 수운은 “나의 도는 지금도 듣지 못하고 예전에도 듣지 못한 일이요, 지금도 (어느 도와도) 비길 수 없고 예전에 (어느 도와도) 비길 수 없는 법이다. 닦은 사람은 허한 것 같으나 실지가 있고 듣는 사람은 실지가 있는 것 같으나 허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수운이 제시한 도법은 한마디로 말해서 다시개벽으로 열리는 새 시대의 시운에 맞는 무극대도無極大道이다. 무극대도는 절대자 천주의 도이다. 그는 각고의 수행 끝에 득도하여 절대자 천주로부터 다시개벽의 도법을 직접 내려 받아 새로운 종교, 동학을 창교하게 됐던 것이다.
수운은 『용담유사』「교훈가」에서 “유도불도儒道佛道 누천년累千年에 운運이 역시亦是 다했던가”라고 선언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오래 전에 유교, 불교, 도교가 창궐하여 조선으로 유입되었고, 수운이 태어난 조선의 백성들은 오래 동안 유교, 불교, 도교 등을 신앙해 왔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런데 수운은 기존의 신앙체계를 다 버리고 새로운 종교인 동학을 창교하게 된 것이다. 결정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물론 여러 직접적인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조선왕조가 처했던 내우외환內憂外患과 천주학天主學이라는 새로운 종교의 유입이 도화선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수운은 젊은 시절에 전국을 돌아보면서 민중들의 삶을 둘러보고 세태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당시의 조선사회는 열강 제국주의 침탈로 국권의 존립이 붕괴일로에 놓여 있었고, 조선왕조를 지탱해온 유교문화의 사회질서가 붕괴되어 민중들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 있었음을 체험하게 된다. 조선의 민중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의식과 극도의 절망의 시대를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수운은 민중들을 태평곡 격양가가 울려 퍼지는 세상에서 살도록 해야겠다는 소명의식, 즉 새 시대의 종교문화를 창도해야하는 천명天命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수운이 곧 동학을 창교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