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2018. 1. 9. 01:00







 

증주의 선구자

프랑스 철학자 꽁

 




실증주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출신 꽁트Auguste Comte(1798~1857)는 경험될 수 있는 실증적인 사실들만을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형이상학적인 명제가 거짓임을 증명하려 했지만,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이러한 형이상학적 주제들을 단숨에 거부한다. 결정적인 이유는, 형이상학적인 주제가 사변적이거나 초경험적인 것이어서가 아니라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없는 명제이기 때문에, 인식론적으로 전혀 무의미하여 학문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다음으로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언어의 논리적 분석을 통해 “정의적인”(emotive) 명제를 정면으로 거부한다. 그들에 의하면, 언어로 표현되는 진술이 의미가 있으려면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명제여야 하는데, 이러한 명제는 자연과학에서 추구하는 ‘종합명제’(綜合命題)와 수학이나 논리학에서 다루는 ‘분석명제’(分析命題)뿐이다. 이외의 다른 명제들은 형이상학적인 명제이거나 단순한 정의적인 감정표현에 불과하므로 모두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없는 진술이라는 얘기다.

 

진위를 가릴 수 있는 명제는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한 종합명제와 의미 있는 분석명제이다. “철수는 청바지를 입고 있다”는 진술은 종합명제의 예이다. 이 진술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철수가 과연 청바지를 입고 있는지 아닌지를 가려낼 수 있다. 분석명제는 그 진술에 사용된 개념의 정의(definition)에 의해서 타당성이 증명될 수 있다. “삼각형은 세 선분으로 이루어진 다각형이다”는 진술이 그 예이다. 이 진술의 진위 여부는 ‘삼’, ‘선분’, ‘다각’의 개념 정의로 인식되는 명제이다.

 


논리실증주의는 종합명제도 아니고 분석명제도 아닌 명제란 인식론적으로 무의미한 사이비 진술들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저 여자는 정말 아름답다”와 같은 미학적 진술, “저 여자는 참으로 착하다”와 같은 윤리적 진술, “전지전능한 신은 인류에게 전적으로 자애롭다”와 같은 종교적 진술 등은 모두 그 타당성이 검증될 수 없기 때문에 무의미한 주장이므로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식론적으로 볼 때 의미 있는 진술은 오직 자연과학의 언어들뿐이다. 그렇다면 철학이 밝혀야 할 탐구주제는 오직 과학적 언어의 용법에 나타나는 개념을 분석하여 명료하게 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논리실증주의는 철학이란 단지 과학의 논리학일 뿐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런 맥락에서 카르납은 “과학의 명제 이외에 철학만의 고유한 명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철학을 탐구한다는 것은 과학의 개념 및 명제를 논리적 분석을 통하여 명확하게 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을 위한 도구가 새로운 기호 논리학이다.”(『Erkenntnis』)라고 주장한다.

 

논리실증주의의 두 번째 작업은 검증의 원리(the verification principle)를 확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진술을 안다는 것은 그 진술이 참이 될 조건과 거짓된 조건을 아는 것이며, 그것을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 진술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요컨대 “이 약은 달콤하지만 생명을 죽이는 독약이다”라는 진술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이를 검증해보면 된다는 것이다. 검증은 바로 경험을 통한 실험 관찰이다. 그러나 “신은 존재한다”와 같은 진술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검증할 방법이 없다. 경험으로 검증될 수 없는 이러한 명제는 언제 참이고 언제 거짓이 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이 명제는 분석해보면 ‘신’과 ‘존재한다’라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논리실증주가 제시하는 의미 있는 진술과 무의미한 진술의 구분, 참과 거짓을 가려낼 수 있는 실험 관찰을 통한 검증원리는 후대의 사상과 학문적 탐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오늘날 철학적 활동에 있어서 검증될 수 없는 주장이란 무의미한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는데, 이는 바로 논리실증주의 사고방식에 기원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천연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