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2014. 7. 23. 22:43


천지 농사의 알캥이, 사람




봄이라 하는 것은 천리지상(天理至上) 시대, 천존(天尊) 시대다. 여름이라 하는 것은 지존(地尊) 시대다. 가을은 인존(人尊) 시대다. 그게 무슨 말인가. 봄에는 그저 태양 볕만 받는 데면 그 온화한 기운을 받아서 새싹이 돋아난다. 그래서 천존, 천리지상 시대다. 헌데 여름철에는 땅이 토옥(土沃)하면, 비옥(肥沃)하면 잘 큰다. 토옥이라고 하면 흙 토(土) 자, 걸 옥(沃) 자고, 비옥이라면 살찔 비(肥) 자, 걸 옥(沃) 자다.


 

여름철에는 다 똑같이 찌고 더웁지 않은가. 그 때에는 땅이 걸어야 잘된다. 하늘의 혜택은 어느 곳이든 다 똑같으니까 잘되고 못되는 것은 땅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여름은 지리지상(地理至上) 시대다. 또 그 때에는 사람도 지정학상으로 좋은 땅을 만나서 양택(陽宅)도, 음택(陰宅)도 지리를 잘 응용할 것 같으면, 천지에서 함축된 기운을 받아서 잘될 수가 있다. 그 이치는 한두 시간에 다 얘기되는 것이 아니다. 천리도 알기가 어려운데 지리는 더 어렵다. 난지자(難知者) 지리(地理)라. 알기 어려운 것이 지리다. 그러니 우선 큰 틀만 알아두면 된다. 그 알캥이는 말 몇 마디, 한 시간 두 시간 가지고 알아지는 게 아니니 다음으로 미뤄두고 만다.

그러면 가을은 어떻게 해서 인존(人尊) 세상이냐? 천지에서는 무엇을 위해서, 봄에 물건을 내서 여름철에 기르느냐? 알캥이를 위해서, 결실을 하기 위해서다. 성숙돼서 익은 냄새가 물씬물씬 풍기는, 아주 단내가 나는 알캥이를 위해서 봄여름은 있는 것이다. 봄에 물건을 내서 여름철에 기르는 것은 그 진액을 전부 뽑아 모아가지고서 열매를 맺기 위해서다. 그래서 봄여름이 있는 것이다. 가을에 열매 하나를 맺지 못하면 봄여름이라 하는 것은 있어야 한 푼어치도 필요치 않은 과정이다. 봄여름은 반드시 가을의 알캥이, 결실을 위해서만 있는 것이다.

그 알캥이를 매듭짓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천지의 큰 틀로 볼 때 천지의 목적이 무엇이냐? 사람농사를 지어서 가을철에 사람 씨종자를 추리는 것이다. 천지에서 사람농사를 지은 알캥이가 바로 사람이다. 

Posted by 천연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