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의 문화
초기에 호주 대륙의 문화는 식민세력에 의해서 각인되었지만, 고유한 국가적 동질성이 생겨나면서 호주의 국가 문화도 생겨났다. 오늘날 호주의 문화는 다양한 집단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것이 원주민인 애버리진의 토착 문화와 혼합되는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즉, 현대 호주 문화의 정체성은 원주민 애버리진의 유산, 활기찬 문화의 융합, 혁신적인 사고와 활발한 예술 현장으로 압축해 볼 수 있다.
모방예술의 가장 오랜 형태는 기원전 3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애버리진의 석굴묘다. 자연 안료로 나무껍질에 그린 그림에서 아크릴로 화포 위에 그리는 그림으로 바뀌면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1960년대 이래 애버리진 예술의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호주에 거주하는 최초 유럽인들의 회화는 동물이나 애버리진을 모티브로 삼고 있으나 톤과 색조에 있어서 유럽의 회화를 범례로 하고 있다. 멜버른에 있는 하이델베르크학파에 의한 프랑스 인상주의에 동화됨으로써 19세기 후반 경에 호주 예술은 처음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된다. 오늘날 호주 예술가들은 점차 아시아 나라들의 예술 형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자립적인 호주 문학의 발전은 19세기 중반에 시작되었다. 헨리 로슨이나 페터슨 같은 초기 작가들의 시詩는 ‘부시 발라드(bush ballad)’라 불리면서 호주 숲 속 농촌지역의 다채롭고 모험적인 생활을 다루었으며, 그 이후에도 초점은 호주 대륙과 그 주민들에 맞추어졌다. 20세기에 접어들어 많은 호주 작가들은 농촌 생활과 아울러 도시 생활에 관해서도 작품을 썼는데, 소설가 패트릭 화이트Patrick Victor Martindale White(1912~1990)는 ‘폭풍의 눈 The Eye of the Storm’이라는 소설로 1973년에 호주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세기 호주의 가장 뛰어난 작가로 칭송을 받고 있다.
호주는 영화 산업을 선도하고 발전시킨 역사를 갖고 있다. 1896년 호주 시드니에서 최초의 영화관이 문을 열었으며, 1906년 호주의 구세군이 상영한 ‘십자가의 병사들’은 세계에서 최초의 진정한 영화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호주의 영화 산업은 20세기 초에 붐을 이루었다가 1930년대 말 이후 미국과 영국의 영화에 밀려 사실상 소멸했으나, 1969년에 호주 정부가 영화 산업의 촉진 정책을 강화하면서 부활했다. 이후 호주적인 테마를 취한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1975년 피터 와이어 작 ‘성 발렌틴제의 소풍’이다. 1998년 시드니에는 대형 영화촬영장인 폭스 스튜디오Fox Studios가 문을 열었으며, 이후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의 제작사가 호주로 옮겨졌다. 오늘날 호주는 1년에 20편 이상의 장편영화를 제작하며 갈수록 많은 작품을 해외에 배급하고 있다.